몇 달 전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여러편 겹쳐 방송되면서 화두가 되었던 적이 있다. 그 무렵쯤이었을까? 영화 소셜포비아를 보고 나서 다중인격이 자연스레 연상되었던 것 같다. 익명성을 앞세운 온라인상에서 인스턴트 소통이 정점에 달하며 자아에서 도덕성을 결여시킨 인격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나는 어떠한가 잠시 생각해봤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나, 회사에서의 나, 가족 앞에서의 나, 친구들 사이에서의 나, SNS에서의 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두 같은듯 다르다. 환경의 성질에 따라 그 안에서의 말투, 표정, 마음가짐, 노출하는 개인정보의 양도 미묘하게 다른 것 같다.
그 괴리가 점점 커져 전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스스로 통제, 인식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을 때 ‘다중인격’이라는 병리적 현상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