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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또는 단상

다중인격

몇 달 전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여러편 겹쳐 방송되면서 화두가 되었던 적이 있다. 그 무렵쯤이었을까? 영화 소셜포비아를 보고 나서 다중인격이 자연스레 연상되었던 것 같다. 익명성을 앞세운 온라인상에서 인스턴트 소통이 정점에 달하며 자아에서 도덕성을 결여시킨 인격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나는 어떠한가 잠시 생각해봤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나, 회사에서의 나, 가족 앞에서의 나, 친구들 사이에서의 나, SNS에서의 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두 같은듯 다르다. 환경의 성질에 따라 그 안에서의 말투, 표정, 마음가짐, 노출하는 개인정보의 양도 미묘하게 다른 것 같다.

그 괴리가 점점 커져 전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스스로 통제, 인식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을 때 ‘다중인격’이라는 병리적 현상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닐까?

커뮤니케이션의 미학

까탈스러운 사람과 상대하기를 좋아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이상 ‘어려운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 등장하는 비서 양재화(길해연 분)의 화법은 왕의 심기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면서 날카로운 충고를 하는 신하의 그것과 닮아있다. 선하거나 정의로운 캐릭터는 아니지만 소통에 유연하며 센스가 넘친다. 같은 일을 처리하더라도 굉장히 유연한 사람이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기분나쁘거나 불편하지 않게, 상처받거나 어렵다고 느끼지 않도록 ‘받아들이기 좋게’ 말하는 사람.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사회적 지위와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았을 때, 한국사회에서는 이들을 무르게 보는 경향이 있다. 속이 없어서 져주는 것이 아니라, 포용할 줄 아는 것은 아닐까? 기분이 언짢을만한 말을 들었을 때 쉽게 발끈하여 공격적이 되는 사람은 마음에 여유가 없고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먼저 막말을 던지는 사람은 하수일 뿐이다. 하수와 똑같이 대응하면 사실관계는 온데간데 없고 소모적인 감정 싸움만이 남게 된다.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최종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승리인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않은 소통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감정을 철저하게 다스릴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므로 결코 쉽지않은 일이다.

배려와 매너는 사람을 품위있게 만든다. 실력있고 소신 있되, 너그러운 사람이 되자.

TV수신료 환불은 국민신문고에서.

TV수신료가 전기요금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수상기만 있어도 수신료를 내야한다는 얘기는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기는 한데, 집에 TV는 항상 있어왔기 때문에 대충 흘려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 지난해 이사하게 되면서 평소 잘 보지 않는 TV를 동생에게 넘겨주고 나왔다.

지난달인 11월 중순쯤, 평소에는 잘 들여다보지도 않았던 장문의 전기요금 통지 SMS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언뜻 스친 항목을 다시 확인하며 뜨악하고 말았다. 들여놓은 적도 없었던 TV수신료가 2,500원 청구되어 있는 것이다. 어느새 15개월 동안이나 꼬박꼬박 요금을 내왔고, 이는 모이면 37,500원이라는 금액에 달했다. 누군가는 그리 큰 돈이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금액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억울하다. 보지도 않은 TV수신료를, 어떠한 동의 또는 서명도 없이 꼬박꼬박 내고 있었던 것이다.

고객센터에 다짜고짜 전화를 걸기 전에, 이와 같은 사례가 있는지 검색해보았다. 매우 많은 검색 결과가 나왔는데 목록을 훑어보니 대부분 환불에 대한 성공기였다. 개 중 상단에 노출된 글을 한 두 건 읽어보고는 무리없으리라 여겨 고지서를 청구한 한전에 전화했다. 한전은 대행사인지라 최근 3개월치만 환불이 가능하니 그 이전 금액까지 환불을 희망한다면 KBS 콜센터에 전화하라고 친절히 일러주었다. 다시 KBS 콜센터에 전화를 연결했고, 순조로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난관에 부딪혔다. 환불은 절대로 해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사례가 꽤나 많았는지 남자 상담사는 잔뜩 독이 올라 있었다. 말빨로는 절대 질 수 없다는 기세다. 규정상 환불을 해준 적도, 해줄 수도 없다는 매뉴얼만 읊어대는 그와 근 5분 이상 통화하면서 혈압이 오를대로 올랐다.

콜센터 직원은 교육받은 대로 읊을 뿐일테니, 이대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일보 후퇴하여 전화를 끊은 뒤 다시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내 감사하게도 좌충우돌 tv 수신료 환불 받기 : 네이버 블로그라는 아주 친철한 체험 후기(?)를 만날 수 있었다. 정독한 결과 방통위나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상담사와의 전투적인 통화로 풀로 올라간 분노 게이지를 타자에 실어 글에 쏟아부었다. 신문고답게 읍소하는 어투를 구사하는 디테일도 빠뜨리지 않았다.

KBS TV수신료 환불의 건

[개요]
이사할 때부터 TV가 없었는데, KBS측에서 해당 기간동안(15개월)의 TV수신료 환불을 거부합니다.

[경위]
2013.06.** 이사한 이래로 집에 TV가 한번도 없는데 전기세에 TV수신료가 함께 포함되어있더군요. 그것을 2014.11 되어서야 알게 되어 한전에 전화하여 청구 중단 신청 및 환불요청을 했습니다. (한전고객번호: 0*-0***-****)

한전에서는 청구 중단은 처리해주었으나, 지난 납부 환불건에 대해서는 KBS대행역이므로 3개월치에 한해서만 환불가능하다고 하기에, 나머지 금액에 대한 부분도 환불받고자 한다면 KBS 고객센터(1588-1801)에 문의해보라고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KBS 콜센터 상담 직원은 지난 납부건에 대한 환불은 전면 불가하다고 말합니다. 한전에서 제시한 지난 3개월 환불에 대한 건도 사실은 한전 콜센터 안내가 잘못된 것이며, 지난 납부액은 자기들 책임이 없으므로 전혀 환불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터넷 검색 조금만 해봐도 환불받은 전례가 다양하며, 한전에서조차 편의를 보아 3개월치는 환불해준다고 말하는데 자기들끼리도 서로 말이 다르니, 이것이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라고 따지니 TV란 어느날 있을 수도,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 KBS측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기때문에 사용자의 신고가 들어간 시점에서만 반영해 준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 하였습니다.

이는 다른 사용자도 마찬가지이며, 저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닙니다. 그러면 청구 중단 신청은 왜 전화 신청만으로도 접수해 주는 겁니까? 집에 TV가 있는지 없는지 방문 확인도 안해보고 청구 중단 접수는 해주면서, 어째서 지난 기간에 대한 환불은 안된다는 것인지요? 세세히 읽어보지도 않는 고지서 규정 사이에 슬쩍 끼워넣은 일방적인 공지만으로도 이런식의 요금 징수가 가능한 것은 정당하고, 환불 요구하는것은 정당치 않다는 말입니까? 납득할 수 없습니다. 보지도 않는 TV 수신료를 동의없이 계속 내온 것도 억울한데, 끝까지 투쟁하는 사람만 환불을 해주려는 KBS의 행태가 참으로 괘씸하며 개탄스럽습니다.

KBS측의 시정을 촉구하며, 더불어 지난 15개월간의 TV수신료 환불을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글을 올린지 정확히 52일이 지난 오늘, 환불해주겠다는 KBS측의 전화를 받았다. 환불받을 계좌번호 및 간략한 본인확인을 거쳤으며, 참고한 후기글과 동일한 안내멘트를 받았다. KBS 담당자와 전화를 끊고 난 직후 쓰는 글이라 아직 입금은 되지 않았다.

그러나 KBS는 극단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한 온순(?)한 고객에게는 여전히 환불해주지 않을 것이다. 오죽하면 TV수신료 납부거부사건이라는 영화까지 있겠는가. 콜센터 직원과 입씨름으로 기운빼지 말고 TV수신료 환불은 국민신문고에서.

나도 워드프레스 입문

언어의 장벽에 위압감을 느껴 차일피일 미뤄왔던 워드프레스. 국내 커뮤니티로는 역시 그누보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개인 미디어로서 워드프레스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이번에 좀 공부해봐야지… 시작이 반이니까